10년 묵은 결재 문서, 새 시스템에 다 넣지 않는 이유
10년 치 전수 이관 대신 3년 치만 추리고 나머지는 별도 보관으로 정리한 한 건설사의 마이그레이션 기준을 짚었다.
10년 치 업무 기록을 새 시스템으로 모두 옮기려던 계획은 한 달 만에 3년 치로 축소됐다.
건설업체 C사가 최근 노후 그룹웨어를 지웨어(G-Ware)로 바꾸는 과정에서 겪은 일이다. 처음에는 과거 작성한 모든 전자결재 문서와 게시판 글을 그대로 새 시스템에 얹으려 했으나, 막상 들여다본 과거 데이터의 상당수는 파일 형식이 깨져 있거나 열리지 않는 상태였다. C사 재무 담당자는 "이관하지 않고 별도로 묶어둔 과거 자료를 외부 감사에서 뒤늦게 요구받는 일도 잦아, 무작정 새 시스템에 다 집어넣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법적 의무와 파일 형식 따지는 분류 작업
데이터 마이그레이션 현장에서는 통상 세 가지 잣대로 데이터를 거른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법령상 의무 보관 기간이다. 세무나 회계, 계약 관련 전자문서와 최종 결재 문서는 의무 기한 동안 반드시 열람이 가능해야 하므로 이관 대상이 되거나 별도 저장 공간으로 빠진다.
반면 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올리던 사내 게시판 글은 참조 빈도에서 탈락하는 편이다. 통상 최근 2~3년을 넘긴 게시물은 유지 비용에 비해 실무에서 찾아보는 빈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실무자들의 설명이다. 구형 시스템에 묶여 있던 오래된 첨부파일 포맷이 최신 문서 뷰어에서 제대로 구동되는지도 걸림돌로 꼽힌다.
계정 맞추고 문서 얹는 단계별 대조
실무 작업은 기준 정보부터 차례로 다지는 순서로 진행된다. 사용자 계정과 조직도를 먼저 새 시스템에 맞춘 뒤 전자문서와 결재 이력, 사내 게시판 순서로 얹는 방식이다. 계정이 비틀리면 뒤따라오는 결재선의 작성자와 승인자 정보가 통째로 꼬이기 때문이다.
C사는 단계가 끝날 때마다 데이터 건수를 엑셀 검증표로 대조했다. 원본 데이터베이스의 문서 수와 새 시스템에 들어간 문서 수가 단 한 건이라도 맞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작업을 넘기지 않았다. 속도를 내기보다 누락을 잡는 쪽에 공정을 맞췄다.
버리는 대신 읽기 전용 아카이브로 보관
새 그룹웨어로 넘어가지 못한 7년 치 데이터는 삭제 대신 '읽기 전용' 아카이브 형태로 남겼다. 당장 업무 화면에서 검색되지는 않더라도 감사나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열어볼 수 있는 별도 보관고를 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시스템 교체 일정 지연의 상당수가 기술적 오류보다 데이터 이관 범위를 둘러싼 부서 간 합의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별도 보관할지 문서로 확정해 두는 작업이 프로젝트 전체 공기를 좌우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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