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연차 몰린 해외 거점 공공기관, 프로젝트 연동 자동 결재선으로 감사선 묶다
한국글로벌기술진흥원, 연구 참여율과 대결 규정 실시간 판별해 연말 감사 지적 틈 메워
12월 셋째 주 목요일 오후 4시, 세종 본원과 4개 대륙 11개 해외 사무소의 전자결재 목록에는 국책 연구과제 최종 정산서와 사업비 변경 승인 품의서가 잇따라 쌓였다.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수십 건의 대외 협력 과제 집행 기안이 올라오는 시점이지만, 본원 연구책임자들과 현지 거점 파견관들의 절반가량은 연차 소진 일정에 들어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공공기관의 위임전결 규정상 특정 금액 이상의 연구개발비 변경 기안은 사업관리총괄과 소관 분과위원장의 결재 라인을 반드시 거쳐야 해 연말마다 승인 병목이 빚어지곤 했다.
국제협력 국책사업을 수행하는 공공 연구원 한국글로벌기술진흥원은 이번 연말을 앞두고 다국가 프로젝트 관리 체계와 전자결재선을 자동 연동하는 방식으로 결재 운영 방침을 손질했다.
직급 아닌 과제 참여율로 결재선 재배치
공공기관의 예산 집행 기안은 통상 직제 순서를 따라 부서장과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고정 결재선을 탄다. 반면 다년도 국책 연구사업은 부서와 국경을 넘어 구성된 태스크포스(TF)나 프로젝트 조직 단위로 집행과 정산이 이뤄진다. 여기에 연말 의무 연차 사용 지침이 겹치면 부서 차석이나 직무대리자가 결재 권한을 넘겨받더라도, 외부 평가위원 풀이나 연구과제 협약서상 명시된 책임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차년도 정부 기관 감사에서 지적을 받는 일이 잦았다.
한국글로벌기술진흥원은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 연구원별 연구 참여율(WBS)과 직무대리 지정 현황을 그룹웨어 결재 모듈과 연동했다. 기안자가 사업 과제 코드를 입력하면 해당 프로젝트의 잔여 예산 검증선과 실시간 부재 여부를 시스템이 판별해 결재 경로를 지정하는 식이다. 승인권자가 국외 출장이나 잔여 연차 사용으로 자리를 비우면, 내부 규정상 지정된 차순위 과제 공동책임자에게 결재권이 넘어간다.
기획조정실 총괄기획팀 관계자는 "국가 연구개발혁신법 개정 이후 연구비 집행 시 정당한 권한을 가진 참여연구원이 결재했는지를 따지는 일상감사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며 "정기 인사철과 연말 집중 연차 시기가 맞물려도 감사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대결선이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규칙을 고정했다"고 말했다.
해외 사무소 시차와 국책과제 감사선 충돌 해소
세종 본원과 시차가 8시간 이상 나는 유럽·남미 사무소의 지출 결의도 연동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에는 현지 소장이 연말 휴가를 떠나기 전 전자서명을 마치지 못하면 세종 본원 예산팀에서 원화 송금 집행을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결재 공백으로 인해 현지 회계법인 지급 기한을 넘길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 계량 지표인 예산 조기 집행률 평가에서 감점을 받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개편된 환경에서는 해외 거점 프로젝트의 세부 과제별로 현지 파견관의 휴가 신청서가 결재 완료되는 즉시 대체 승인선이 프로젝트 관리 테이블에 반영된다. 결재 대기 문서가 특정 관리자의 결재함에 24시간 이상 머무르면 상위 과제 책임자에게 알림이 전달되며 직권 승인 여부를 묻는다. 이를 통해 현지 결재 지연에 따른 본원 송금 마감 실패 위험을 낮췄다는 것이 기관 측의 설명이다.
전결 권한 테이블 동기화가 남긴 과제
제도 개편 이후 결재선 오지정으로 인한 감사 지적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는 프로젝트 참여 인력 변경 시점과 전결 규정 연동 주기를 더 좁혀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외부 자문위원이나 위탁 연구기관 책임자가 연말에 조기 교체될 경우 프로젝트 관리 데이터베이스를 수기로 갱신하기 전까지 결재선이 예전 책임자로 지정되는 예외 상황이 일부 확인됐다. 한국글로벌기술진흥원은 차기 연도 회계 결산 전까지 국가과학기술종합정보서비스(NTIS) 인력 데이터와 내부 결재 테이블 간 실시간 동기화 주기를 기존 일 단위에서 시간 단위로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본 기사의 사례는 도입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상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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